퇴사후 처음으로 회사를 방문했다

협회 시무국장 시부터 알고 있던 임원과의 점심 식사를 위해서다

이방인이 되어 방문한 회사

오래된 친정같은 회사가 벌써 낯설다.

퇴사 후 첫 회사 방문: 이방인이 된 나를 마주하다

낯선 친정, 그리고 변화의 실체

퇴사 후 처음으로 예전 직장을 방문하는 것은 묘한 경험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떠나있던 고향집을 다시 찾는 것과 같은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죠. 협회 시무국장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임원과의 점심 약속으로 방문한 그 회사는, 한때 '친정'처럼 편안했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소속감의 상실과 객관적 시각의 획득

회사를 떠난 순간, 우리는 '내부자'에서 '외부자'로 신분이 바뀝니다. 이는 단순히 명함의 소속이 바뀌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공간, 사람들, 그리고 문화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줍니다. 바로 객관적 시각입니다. 조직 안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밖에서 보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회사의 장점과 단점, 조직 문화의 특성, 그리고 그 안에서의 나의 모습까지 말이죠.

관계의 재정의: 직책에서 개인으로

임원과의 점심 식사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과거에는 '협회 시무국장'과 '임원'이라는 직책 관계였다면, 이제는 순수하게 개인 대 개인의 만남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때로는 어색함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욱 진솔한 대화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의 관계가 퇴사 후에도 지속된다는 것은 그 관계가 단순한 업무적 연결을 넘어선 진정한 인간관계였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변화에 대한 적응과 성장

"벌써 낯설다"는 표현에는 시간의 빠른 흐름과 변화의 속도에 대한 놀라움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 자신도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적응합니다.

이러한 낯설음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예전의 '편안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인 셈입니다.

퇴사 후 방문이 주는 교훈

첫째,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 회사에서 보낸 시간들이 현재의 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둘째, 객관적 평가의 기회를 얻습니다. 조직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앞으로의 커리어 선택에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받습니다.

셋째, 인간관계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책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되는 관계야말로 진정한 인연임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

이방인이 되어 방문한 회사에서의 경험은 과거에 대한 정리이자 미래에 대한 준비입니다. 낯설음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더욱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퇴사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리고 예전 직장을 '이방인'으로 방문하는 경험은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한 소중한 통과의례인 셈입니다. 낯설어진 친정을 바라보며,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독립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됩니다.